친구 내외를 만났다.

이제 막 100일된 아들도 데리고 왔다.

오랜만에 보기도 했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눠보려고 했으나 

친구의 아내가 좀 산만하고 친구는 과묵하여 도통 매끈하지가 못했다.


뭐, 또 할 말이 없을까 '내가' 생각을 하다가...


아이는 어떻게 키우고 싶냐고 물어봤다.


친구의 아내가 답하길,

공부를 안 시킬 거고, 풍유를 알고 몸 건강하고 잘 놀면서 살게 할거라고 한다.


특히 공부를 안 시키는 것, 좀 노는 것을 강조했다.

아마 공부는 스트래스를 줄테니 안 시키고,

놀면 재밌으니

'그렇게 살게 하면 행복하지 않겠나',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지' 를 말하기 위해서 한 표현인듯 하다.



이야기를 다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 세상을 모르는 것인가... 

 우리 사회는 아무 국민이나 챙겨주지 않는다...'




#1. 미친듯이 공부를 시키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10대에 인생이 결정되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던 부모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경우일 때 그렇다.


그리고 그렇게 10대에 결정된 인생을 바꿔보려고 바둥거렸던 한 사람으로써

난 그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아이가 공부안하고 잘 놀고 건강하게 잘 커서 

마트 비정규직 노통자가 됐다. 


그 다음 그 아이가 한국에서 어떻게 살게 되는 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2. 아이들은 섞은 사회구조로 인하여 아이들이 죽어간다.


무엇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단지 서울대가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았던,

디자이너가 꿈이었고

가수가 꿈이었던, 그렇게 음악을 즐기고 인생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던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다가 '죽었다'....

세월호 이야기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던 우리 아들들이

군대에 가서 살인을 하고 자살을 했다.


임병장과 윤일병 이야기다...




#3. 따듯한 차와 독서를 즐기며 인생을 향유하는 설국열차의 중산층


인생을 즐길 줄 안다고 말에는

'인생을 알다' 는 말을 포함하지 않는다...


방송에서 나오는 

재벌2세와 결혼하는 드라마 이야기,

마냥 웃고 떠드는 버라이어티 쇼,

그저 아름답고 화려한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

세상을 말해주지 않는다.



수학 여행을 가다가 죽게 된 아이들이 있고,

군대에 가서 지독한 괴롭힘에 못이겨 살인을 하거나 자살을 하는 아들들이 있다는 것.

이것이 진실이다.




친구 아내의 말에서 

인생에서 불편하고 힘든 것은 외면하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글로 생각을 정리해봤다...


왜곡된 현실을 외면하고 

편안한 안락함 속에서 책을 읽고 있던 중산층도

결국 시스템의 파국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을...

설국열차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은 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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