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브라우저에 ‘나중에 보기’라는 즐겨찾기 폴더를 만들어 두었었다.
Stack Overflow를 검색하며 업무를 해결하던 시절, 검색해서 나온 자료가 내가 찾던 정확한 답은 아니더라도, 찾던 답과 유사도가 높거나, 방향은 달라도 유익한 정보라고 느껴지면 일단 그 폴더에 저장해 두었다.
언젠가 다시 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저장된 링크가 어느새 900개 가까이 쌓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것들을 제대로 정리해서 내 지식으로 남긴 것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사라진 링크도 있었고, AI 시대가 되면서 더 이상 희소한 자료가 아니게 된 것들도 있었다.
결국 나는 그 폴더를 남김없이 지워버렸다.
어느덧 나이를 많이 먹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삶은 여전히 복잡하기만 하다.
계속 이렇게 살다가는,
한때는 쓸 수 있을 줄 알고 사서 보관해 두었지만 결국 먼지만 쌓이다 버려지는 물건처럼,
나의 시간과 가능성(=인생)도 그렇게 되어버릴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이제부터는 나의 인생의 시간을
그저 과거에 쌓아두는 방식으로 보내지 않으려 한다.
이게 글을 쓰기로 한 이유다.
그래도 한 번 잘 다듬어 정리하는 형태로 남긴다면,
남김없이 지워버렸던 그 즐겨찾기 폴더처럼 되지는 않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진 한 장을 찍더라도 제대로 찍을 것이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한 번은 정리할 것이다.
일을 하더라도,
“그래도 내가 쓸모 있는 무언가를 만들었구나”라고 기억할 수 있게 일할 것이다.